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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생적으로 현실 안주 못해” “혁신은 일상의 작은 불편들과 부조리 해소” “케이팝에도 독기는 중요한 요소. 그건 야망의 증명이다. 팬들도 알아봐”
방탄소년단(BTS)을 탄생시킨 방시혁에게 단도직입으로 당신은 프로듀서냐 기업가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이런 답이 나온다. 천생이 프로듀서다.
방시혁의 성공엔 누구도 생각지 못하고 감히 따라오지도 못하는 그만의 독특한 인생관이 있다.
“나는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 많은 사람이다. 세상에는 타협이 너무 많다. 더 잘할 방법이 분명히 있는데도 사람이 튀기 싫어서, 일 만드는 게 껄끄러우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폐 끼치는 게 싫어서, 혹은 원래 그렇게 했으니까, 갖가지 이유로 입을 다물고 현실에 안주한다. 나는 태생적으로 그걸 못한다.”
불만은 분노로, 분노는 소명으로 그리고 그 소명은 혁신으로 이어졌다. 그에게 혁신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혁신이라는 건 결국은 그냥 일상의 작은 불편들과 부조리를 해소하는 거고 그에 대한 방법론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 임계를 넘게 되고 그러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는 게 그게 혁신이었다. 그런 작은 일상에서의 혁신을 쌓다보니 한국의 작은 연예기획사는 어느덧 시총 10조원이 넘나드는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회사가 되었다.
=내가 가장 불편해하는 건 기획사가 아티스트에게 일방통행으로 무엇인가를 지시하거나, 기획을 해놓고 아티스트한테 맞추라고 하는 거다. 하이브에서 그런 일이 없다.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강요하는 게 주입 아닌가. 나는 방탄소년단과 그런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았다. 사실 내가 우리 회사에서 트레이닝과 신인 개발 방식을 수립했을 때 반발이 심했다. 연습생들의 자율권을 존중하고 연습생들의 생활을 통제하지 않고는 할 수가 없다는 반발이었다. 하지만 나는 시대를 봐야한다며 밀어붙였다. 나는 비주류였다.
=비주류에게 분노가 크다는 점엔 공감한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그런 비주류적인 감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류가 됐다고 분노가 없어지진 않는다. 일상 속에서 작은 불합리나 부조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으면 그냥 놔두고 지나치지 못한다. 참을 수가 없다. 음악 산업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혁신하면 거창한 걸 생각하는데 그러지 말자”
혁신이라는 건 결국 그냥 일상의 작은 불편들을 해소하는 거고 그것들의 방법론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 그것이 임계를 넘고,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넘어가는 거다.
=예를 들어 그냥 왜 음악 산업에 이렇게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데 소비자가 방송국에 가서 밤새 줄을 서야 되지? 이런 불만에서 시작된다. 우리 같은 음악 산업 종사자나 방송국도 과거에는 팬들을 소위 ‘빠순이’ 식으로 취급했다. 팬들이 줄을 8시간 섰는데 갑자기 담당자도 아니고 AD 밑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나와서 줄 다시 서라 한다. 벌써 8시간 섰는데. 집에 가야 하는데. 이런 일들이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게 내가 화가 난다고 말하는 거고 분노한 것들이다. (이러한 불만에서 태동된 혁신이 지금의 위버스다)
=스타성이 가장 중요하다.
스타성이 있다는 건 음악적으로 본인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거고 그런 재능이나 스킬을 갖춰야 하는 거다. 케이팝의 경우엔 팬들의 취향 리스트 안에 있어야 한다. 이게 매력이다. 그리고 회사가 어떤 특정한 기술들을 가르칠 때 그걸 빨리 습득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훈련으로 할 수 있는 건 데뷔 후 1년 정도까지다. 결국은 본인들 몫인데
케이팝 팬들은 특정 취향이 있고 이들이 자기의 선택에 실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팬들을 실패하지 않게 하려면 기본적으로 아티스트는 야심가이거나 야망가여야 한다. 성공을 바라지 않는 아티스트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런 것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무대다. 무대를 잡아먹는다는 말들을 하는데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대해 팬들은 예민하다. 이제 재미없구나, 돈 좀 벌더니 연습하기 싫은가 보다, 이런 게 다 보인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소탈하고 굉장히 서민적인 친구들이지만 음악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야망만큼은 엄청나게 컸던 친구들이다. 그것들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대였다. 연습생 때부터 1년 정도는 정말 나를 미워할 정도로 훈련시킨 건 맞는다.
귀찮네, 못하겠네 해도 결국은 연습장에 나타난다. 연습 안한 상태로는 무대에 오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연습은 자신감의 근원이다.
=케이팝 씬에서도 독기는 중요한 요소다. 그건 야망의 증명이다. 팬들도 알아본다. 그런데 이것만이 1등의 자질이다 이런 건 없다. 예를 들면 “성실하지 않으면 1등이 아니다. 1등이 되기 어렵다” 이런 말을 하는데 연습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스타성은 정의내리기가 힘들다고 말한 이유가 이런 데 있다.
=당연히 타고나는 이른바 재능의 영역이란 게 있을 거다. 그러나 이 역시 훈련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스승 밑에서 좋은 스타들을 보면서 훈련되는 게 더 크다. 내 커리어를 보면 놀라울 만큼 어릴 때부터 슈퍼스타들하고 일을 했다.
내가 기업가로서의 자질로 높게 평가하지 않는 이유는 경영적 측면에서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나는 바로 내일 망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 같이 일하던 사람들한테 많이 들었던 말이 있는데 이런 거다. 당신은 비전도 좋고 꿈도 좋고 머리도 좋고 다 좋은데 내일 일어날 일하고 100년 뒤에 일어날 일을 구분을 못하는 사람이다. 결국 그런 밸런스를 잡아주고 이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를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기업가란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 건 2011년이다. 한 6년 대차게 말아먹고 든 생각은 “왜 우리 회사는 한 해 잘되면 한 해 망하지” 이런 거였다. 부도위기가 지속됐다. 그때부터 경영적 의사결정에서 내가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 프로듀서는 대부분 변덕스러운 사람들이다. 기업의 펀더멘탈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흔들린다. 그런 것들을 경영을 전문으로 한 사람들한테 넘겼고, 그것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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